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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으로 입대하기)

공군으로 입대하기(3) - 입대 전 준비 (일정 및 자대 선택)

정말 단순하게 정리해 보자면 일정과 정보와 준비물 정도 있을 것 같아요.

훈련소에서 있을 일들을 미리 훑어보면서 입대 직전에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알아봅시다!

(우선 기훈단과 관련된 내용 위주로 적겠습니다.)

 

1. 모든 것의 시작인 일정

가. 1주차

- 저는 코로나 시기에 입대했어서 PCR 검사를 받았었습니다.

- 1주차에는 큰 훈련은 없었고 적응기간으로써 피복측신이나 보급품 수령, 정밀 신체검사를 했습니다.

- 검사를 토대로 불합격자를 귀가조치 했습니다.

 

(입교 후 대대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보급품 수령)

나. 2주차

- 도수제식, 도수체조, 집총제식, 병영생활, 방독면 착용을 교육받았습니다.

- 1차 전투뜀걸음이 있었습니다.

- 특기적성검사를 봤습니다. 국어, 영어, 수학, 도형 등 다양한 문제가 나왔습니다. (앞서 언급한 자격증이 빛을 발하겠죠?)

 

(제식훈련)
(1차 전투뜀걸음)
(강당 내부 전경)
(특기 시험)

다. 3주차

- 심폐소생술을 교육받고 각개전투, 기지방어훈련, 화생방훈련을 했습니다.

- 항의전대에 가서 예방접종을 맞았습니다. 워낙 인원이 많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려 제겐 너무 힘든 순간이었습니다.

- 기록 사격을 실시합니다. (과녁이 너무 멀어서 정말 안 보여요.)

- 2차 전투뜀걸음이 있었습니다.

- 특기시험 성적을 토대로 원하는 특기에 지원했습니다. 나중에 강당에 모여 다 같이 결과를 확인하게 됩니다.

 

(화생방 교육)
(영점 사격)
(예방접종)
(2차 전투뜀걸음)

라. 4주차

- 유격훈련과 화생방훈련이 몰려 있는 고통이 가득 찬 한 주입니다.

- 야간 사격도 하는데 즐기자는 마음으로 임하면 됩니다.

- 3차 전투뜀걸음이 있었습니다.

- 종합실습평가를 봅니다. 지금까지 받았던 여러 교육과 관련된 내용을 수행하며 순서와 자세가 올바른지 평가받습니다.

 

(화생방 훈련)
(전천후에서 이렇게 모여 앉아 각개전투 훈련 및 평가를 받았었습니다.)
(유격 체조의 꽃 8번..)
(강당에서 받는 수업)

마. 5주차

- 행군을 합니다. 몸은 힘들지만 평가가 거의 끝나가서 마음만은 편해집니다.

- 가장 중요한 종합이론평가를 봅니다. 강당에서 교과목 시간에 배운 내용을 토대로 잘 숙지했는지 평가받습니다.

- 수료식이 있습니다. 이후에는 2박 3일의 수료외박을 나가지만 저는 코로나가 심해 바로 특기학교로 들어갔었습니다.

 

(기지 방호)

 


2. 자대배치 기준

가. 편한 자대란?

입대하는 모두가 편한 자대에 가고 싶어 하죠.

하지만 우리는 각자의 기호에 따라 누군가에게는 편한 장소가 다른 사람에게는 불편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합니다.

훈련소에서 동기들과 나눴던 이야기를 토대로 정리해 보니 자대를 선택하는 기준이 4가지 정도 있었어요.

제가 정리한 기준을 토대로 자신에게 맞는 최선의 선택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1) 집에서 가까운 자대

많은 훈련병들이 자대를 선택할 때 집에서부터 왕복하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었습니다.

아무래도 공군이 휴가와 외박이 잦다 보니 조금이라도 빨리 집에 가 쉴 수 있는 환경을 선호하는 것이겠죠.

저도 집이 수도권이었기에 성남, 수원, 오산에서 근무하게 되면 집까지 대중교통을 통해 편하게 이동할 수 있어서,

해당 부대를 목표로 평가에 임했었습니다.

 

하지만 꼭 거리만 중시하는 태도는 옳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서 강릉 비행장이 원주 비행장에 비해서 거리는 많이 멀지만 원주는 ITX가 강릉은 KTX가 다녔기에,

탑승 시간만 잘 맞춘다면 오히려 집에 빠르게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밑에서 언급할 자대를 기준으로 어떤 교통수단을 통해 얼마나 시간이 걸려 집에 도착할 수 있는지,

그리고 돈을 얼마나 드는지를 미리 계산해서 가장 합리적인 계획을 세우세요!

 

저는 KTX를 타고 집에 갈 수 있어서 9시 언저리면 집에 도착했었습니다.

길지 않은 휴가에서는 1분 1초가 소중하게 느껴지니 보니 당시에는 정말 행복했었죠.

그렇지만 매번 KTX를 타서 그런지 지출이 엄청났었어요.

새마을은 너무 늦게 도착해서 최대한 피했거든요...;)

(그래도 연가 없이 휴가를 사용하면 TMO로 무료로 기차를 이용할 수 있으니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2) 근무가 편안한 자대

보통 편한 근무는 이미 특기를 선택할 때 결정 되었지만 아직 군생활 운명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이 남아있습니다!

바로 비교적 '근무가 편한 자대'를 찾아가는 것이죠.

 

먼저 부대 자체의 특성을 고려하는 방법입니다.

아무래도 비행장에는 전투기가 있어서 육군으로 치면 전방에 해당하기에 훈련이나 생활이 독립부대나 사이트보다는 훨씬 힘듭니다.

사이트 같은 곳은 접근하기 힘든 데다가 규모도 적다 보니 여러 면에서 유하게 처리하는 경우가 잦고 편하게 군생활 할 수 있죠.

또한 '청주 비행단'과 같이 최신형 전투기가 배치된 곳이나 '충주 비행단'과 같이 애초에 힘들다고 소문난 곳은 피하는 게 상책입니다.

반대로 '공군사관학교'나 '공군항공우주의료원'과 같이 규모가 있고 접근성도 좋지만 비전투 부대인 경우 상당히 꿀을 빨 수 있겠죠.

 

다음으로는 특기의 특성을 고려하는 방법입니다.

'조리' 특기의 경우 규모가 큰 부대에 가게 되면 대참사가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저희 부대에서 4개 대대가 한 식당을 이용했었는데 매 식사시간마다 조리병들이 죽어나가는 곡소리가 밖에까지 들리더군요.

최대한 소규모 부대에 조그마한 식당으로 들어가야 군생활이 그나마 편해지겠죠?

기본적으로 자신의 특기를 잘 분석해 보고 어떤 자대에 가는 게 편할지 미리 고민한 뒤 선택할 때 반영해 보세요.

(솔직히 괜찮은 특기를 선택하셨다면 웬만하면 어떤 부대를 가더라도 편하게 군생활 하실 수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는 거죠.)

 

3) 시설이 괜찮은 자대

저 스스로도 근무지를 선택하면서 집에서의 거리 다음으로 많은 고민을 했던 사항입니다.

여러 매체에서 접하게 된 낙후된 시설에 충격을 받았어서 가능하다면 최고의 시설에서 근무하고 싶었습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서울공항이나 국방부, 계룡대 쪽이 높으신 분들이 많아서 시설이 괜찮다고 했고,

비행단이나 공군사관학교, 항의원 같은 곳은 간부와 밀접하게 지내다 보니 복지 차원에서 괜찮은 시설이 다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실제로 사이트는 대부분 산속 깊은 곳에 소규모로 있어서 편의 시설이 다양하지 않고 접근성도 떨어집니다.

하지만 규모가 큰 부대는 간부를 위한 복지시설이 다수 있어서 병사들도 함께 이용이 가능하고,

부대가 도시 내에 위치하거나 인접해 있어 외출 시 선택지가 다양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어차피 휴대폰이 있어서 여가시간에 심심할 겨를이 없고 PX가 있어서 간식 걱정할 일은 없지 않겠냐고 물어볼 수도 있겠지만,

제가 복무하던 부대만 하더라도 건물 내에 위치한 PX 이외에도

BHC, 땅땅치킨, BBQ 치킨, GS 편의점, 세븐일레븐 편의점, 대형군마트, 이디야 커피, 분식집이 있었고

군장점, 헬스장, 수영장, 풋살장, 테니스장, 호수공원과 같은 시설도 다수 분포해 외출 없이도 쾌적한 군생활이 가능했었습니다.

 

제가 듣기로는 대부분의 비행장과 규모가 큰 부대에는 이에 준하는 시설이 들어가 있다고 합니다.

갇혀 사는 군생활이 너무 답답할 것 같다고 생각이 들면 시설이 괜찮은 부대를 선택하는 게 한 가지 대안이 되어줄 것입니다.

 

4) 휴가가 많이 주는 자대

편한 업무를 볼 것인가 휴가를 많이 받아낼 것인가는 제 군생활의 최대 고민거리였습니다.

물론 편함다는 것이 개개인마다 다르다 보니 정확한 기준이 되어주지는 못하겠지만 보통은 힘든 업무를 볼수록 휴가를 많이 받게 되죠.

 

자대 선택에서도 같은 논리가 적용됩니다!

표면적인 내용으로는 격오지에 가면 연가를 추가로 받을 수 있습니다.

격오지 내에서도 접근성에 따라 등급으로 나뉘는데

1급지 - 해발고도 800m 이상 고산지대, 울릉도, 백령도, 연평도와 같은 섬

2급지 - 해발고도 800m 이하 고산지대

3, 4급지 - 일반적인 부대에 비해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으로

1, 2급지는 연가 46일, 3급지는 연가 37일로 보통 병사보다 풍족한 상태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21개월 근무 기준 연가는 28일이 주어집니다.)

(해당 부대에 대한 격오지 여부는 선택 당시 따로 알려주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하지만 격오지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출타와 복귀에 거의 하루를 다 써야 해서 조금 더 받는 휴가로는 충분히 위로받지 못하겠죠.

 

때문에 최대한 높은 분들과 함께 할 수 있으며 소규모로 근무하는 부대로 가야 합니다.

높으신 분들 바로 옆에서 근무해야 내가 얼마나 노력하는지가 성과에 직접적으로 반영됩니다.

아무리 혼자 열심히 노력해 봤자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다면 헛수고에 불구하죠.

또한 소규모로 근무하는 부대가 대규모에 비해 규정을 유연하게 해석하는 경향이 있어서,

한 병사로서 자신의 의견을 간부에게 보다 효과적으로 피력할 수 있을 겁니다.

 

저는 이 방법으로 여분의 휴가를 더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워낙 변수가 많을 것이기에 마지막을 고민해 볼 만한 내용이지 처음부터 휴가에 너무 목매지는 마세요. 

 

나. 원하는 자대 선택하기

공군의 가장 큰 장점은 자대를 선택해서 갈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기훈단에서 1차 평가를 보고 특기학교에서 2차 평가를 받은 뒤 결과를 합산하여 얻은 최종점수로 자대를 배치받게 됩니다.

점수를 공개적으로 발표하는 것이 아닌 각 개인에게만 알려주기에 서로 속이는 게 가능해 막판에 치열한 정치 싸움의 빌미가 되기도 합니다.

 

기훈단에서는 크게 생활점수, 훈련점수, 그리고 종합이론 3가지로 나눠 평가합니다.

 

1) 생활점수

훈련소 생활 전반에 걸쳐 평가를 받습니다.

지각을 하거나 복장 규정을 어기면 벌점을 받게 되는데, 마지막 점수에 감점으로 반영됩니다.

첫 주에 만든 상벌점 카드를 들고 다니면서 조교가 요구할 때 제출했던 기억이 나네요. (꼭 벌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상점도 있어요!)

 

그리고 중간에 병영생활점검이라는 생활관 정리정돈 검사를 받는데 알려준 방법대로 잘 정리해 놓는다면 무사히 넘길 수 있습니다.

사전에 검사한다고 미리 알려주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2) 훈련점수

많이 힘들겠지만 적응기간이 끝나면 아침마다 달려야 합니다.

부대에 나있는 길을 따라 뛰는데 비몽사몽 한 상태로 뛸려니 정말 죽을 맛이더군요.

건강이 염려되면 열외도 가능하지만 감점이 있으니 주의하세요!

 

아침마다 달리는 것 이외에도 3km 전투 뜀걸음을 총 3회 실시합니다.

처음에는 체육복 상태로, 두 번째는 군화를 신고 총을 얹고, 마지막에는 단독군장에 방독면과 총을 들고뛰어야 합니다.

대부분 통과를 하지만 매번 낙오자가 발생하기에 달리기를 조금은 연습하고 입대하는 게 좋습니다.

 

달리기 이외에도 체조, 심폐소생술, 각개전투, 사격, 유격훈련, 화생방훈련, 기지방호훈련, 행군 등 다양한 훈련에서 평가를 받습니다.

가) 도수체조

매일 아침마다 실시했었지만 평가시간이 되었을 때 이상하게 기억이 잘 나지 않았어요.

컨닝하지 못하게 일렬로 서서 교관님에게 평가를 받는데 인원이 워낙 많다 보니 중간에 틀리면 앉는 형식으로 진행했었습니다.

 

처음 적응기간부터 TV로 체조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반복해서 틀어줍니다.

귀찮고 정신없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할 일이 많아져 시간내기가 힘들어지기에 사전에 어느 정도 숙지해 놓는 것을 추천합니다.

 

나) 심폐소생술

사전에 체육관에 모여 2인 1조로 모형을 이용해 연습합니다.

단계별로 교육받는데 실습의 기회가 더 이상 없다 보니 그 시간 안에 집중해서 체계적으로 암기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슴압박 시에 생각보다 체력이 많이 소모되어 힘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다) 각개전투

총을 들고 전천후라 불리는 천막으로 이동해서 훈련을 받습니다.

사격자세나 검을 총에 장착하는 과정, 수류탄을 던지는 과정 등을 배우고 평가받습니다.

나중에 눈을 감고 교관님이 말하는 번호에 맞춰 그에 맞는 자세를 취해야 합니다.

교본에 그림으로 잘 설명되어 있으니 지속적으로 훑어보면서 암기하세요!

 

그리고 훈련 중에 팔꿈치나 무릎이 모래바닥에 쓸려서 타박상을 입는 병사가 여럿 있었습니다. 안전에 유의하세요.

 

라) 사격

사격은 영점사격, 기록사격, 야간사격 총 세 번 실시합니다.

아직도 불쾌한 화약 냄새와 생각보다 컸던 총소리에 놀랐었던 게 기억나네요.

 

영점 사격으로 가늠자를 조절한 후 나중에 기록사격에서 10발씩 두 번의 기회로 평가받습니다.

두 번의 사격 중에서 더 높은 점수가 기록되며 상대적이지만 8발 이상이면 괜찮은 점수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목표물이 올라왔다 내려가는데 숨을 고르다가 시간이 지났어도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으면 상관없으니 최고의 상태에서 발포하세요.

 

야간사격은 나중에 밤에 사격장에 가서 총을 쏘는 건데 평가와 상관없으니 즐기시면 됩니다.

 

마) 유격훈련

공군은 육군과 달리 자대에 가서 유격훈련을 받지 않습니다.(국직은 예외지만요:))

하지만 훈련소에서 유격훈련을 받죠....;(

개인적으로 훈련소에 들어가면서 가장 걱정되었던 점이 바로 유격을 한다는 시실이었습니다.

악명이 워낙 자자하니까요.

 

유격은 하루 종일 진행됩니다.

오전에는 체조를 오후에는 기구를 탑니다.

새벽부터 땅바닥에서 구르는데 요행을 부리면 조교가 열외 시켜서 따로 벌칙을 받으니 최대한 성실하게 임하세요.

(조교가 안 볼 때 몰래 쉬는 겁니다.ㅎㅎ)

걱정이 눈앞을 가렸었지만 다 같이 역경을 지나가는 것이기에 8번 체조를 제외하고는 생각보다는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제가 훈련받았던 당일에 오전에 비가 와서 일찍 끝났었습니다.

기후나 기온에 따라 훈련의 강도나 시간에 변동이 생길 수 있으니 너무 염려된다면 해당 달을 노려 입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바) 화생방훈련

화생방 평가는 방독면 착용과 가스실 체험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먼저 방독면 착용은 9초 이내에 끝마쳐야 하는데 저는 시력이 낮아 안경을 써서 해당 동작을 수행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방독면을 잘 정리해서 넣어놓고 단계에 맞춰 차근차근 진행하면 어렵지 않게 통과할 수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오히려 저한테는 가스실에 들어가는 게 더 고역이었는데요.

이게 속에서 끝까지 버티지 못하면 아예 들어가지 않은 사람들과 점수차이가 별로 없어서 호흡기가 너무 안 좋다면 피하세요.

특히 걸어가는 길이 매우 힘든데 오히려 실습보다 왕복하는 길이 더 힘들다고 하는 동기도 있었어요.

 

사) 기지방호훈련

이론시간에 배웠던 내용을 실습하는데 다 같이 이동하면서 하니까 부담 갖지 마시고 그냥 흐름에 몸을 맡기세요:)

 

아) 행군

저는 마지막 훈련으로 행군을 했었는데요.

무거운 군장도 거슬렸지만 무엇보다 군화 때문에 발걸음이 무거운 게 고역이었습니다.

교육사에 오르막길은 왜 이렇게 많은지 그날따라 산만 타는 느낌이었어요.

하지만 걸으면서 부대 밖 아파트도 보고 항공과학고등학교도 지나가면서 새로운 풍경도 접하다 보니,

나름 훈련 중에서는 행복했던 순간이었던 것 같아요.

경쟁보다는 같이 이겨내자는 분위기 덕분에 심적으로 안정을 찾기도 했고요.

아마 행군까지 끝났으면 훈련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입니다.

이제 곧 기훈단 생활에 종지부를 찍는다는 것을 의미하죠.

 

(기본적으로 생각나는 내용은 이 정도인데요. 추가적인 내용이 있다면 평가 전에 자세하게 설명해 줄 겁니다!)

 

3) 종합이론평가

종합이론평가는 공군 훈련소의 꽃이라고 할 수 있죠.

한번 치르는 시험이지만 기훈단 점수에서 높은 비율을 차지하기에 무조건 잘 봐야 하는 시험입니다.

안보관, 국가관, 역사와 같이 순수 암기를 기본으로 하는 문제와

총기, 화생방, 기지방호같이 이론 수업 때 배운 내용을 기반으로 응용이 어느 정도 필요한 문제가 출제됩니다.

모든 문제는 강당에서의 수업을 밑바탕으로 하며, 생활관에 놓여있던 교재에 자세하게 적혀있습니다.

 

공군과 관련된 기념일이나 인물들, 해독제 이름을 물어보는 문제가 있었고,

이론 수업에서 배웠던 기지방호와 같은 훈련의 내용을 수치적인 해석을 더해 풀어내야 하는 문제도 나왔었습니다.

 

20문제 중에서 고득점자들은 18문제 이상을 맞췄고 평균적으로 14문제에서 16문제 사이였던 것 같습니다.

난이도가 쉽지는 않았지만 시험 전에 연등을 시켜주는 등 여건을 최대한 배려해 주기 때문에,

충분히 고득점에 도전해 볼 만한 시험입니다.

(비슷한 문제가 반복되어 출제되다 보니 특정 교재에 족보 형식으로 정리된 내용이 적혀있습니다.

생활관에 들어가면 교재를 확인해서 족보가 있는지 우선 확인하세요!)

 

4) 가점을 얻는 방법

한두 점 차이로 등수가 갈리기 때문에 1점이라도 더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개인으로서는 근무에 지원하고 단체로서는 우수 소대에 뽑히는 방법이 있습니다.

 

근무에는 대대, 중대, 소대, 호실, 기수, 급양, 행정, 보급, 군수, 군기, 시설, 비품, 정훈, 의무가 있는데 각 역할은

대대, 중대 - 앞에 나서서 대대, 중대 단위를 인솔하는 역할을 합니다.

소대 - 소대 통솔과 교관 지시사항 전파 같은 귀찮은 일을 도맡아 하게 됩니다.

호실 - 저녁 점호 주관이 가장 큰 임무입니다. 가끔 소대근무를 도와 전파사항을 알려줍니다.

기수 - 기수도 대대, 중대, 소대로 나눠집니다. 보통 키 큰 사람들이 하고 부대 내 이동 시 기를 들고 다녀야 합니다.

급양 - 식당에서 일하는 게 아니라 간식을 나눠주는 일을 합니다.

행정 - 인편이나 편지를 정리해서 각 호실로 전달합니다.

보급 - 훈련 시 입었던 전투복을 수거하고 이후 다시 보급하는 역할을 합니다. 

군수 - 보급과 비슷합니다. 수통과 같은 군수품을 수거하고 분배합니다.

군기 - 총가키를 관리합니다. 총기 불출 시 소대의 모든 자물쇠를 열어줘야 해서 매우 바쁩니다.

시설 - 쓰레기 분리수거 및 정리를 담당했었습니다.

비품 - 세탁기실에서 세탁기를 담당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정훈 - 롤링페이퍼 작성과 같은 간단한 업무를 합니다.

의무 - 매일 저녁 아픈 사람을 조사합니다.

 

저는 근무를 하지 않았었지만 옆에서 지켜본 바로는

꿀 빨기 위해서는 정훈 근무를 점수를 위해서라면 기수나 소대/중대/대대 근무를 추천합니다.

 

공군이 훈련소에서 받은 점수로 자대를 선택하다 보니 옆에서 같이 생활하는 동기도 적으로 생각해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친구를 몇 명 봤었는데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행동입니다.

모든 평가가 끝난 후에 종합 점수를 통해서 우수 소대, 중대를 선발합니다.

선발만 되면 추가 점수를 얻기 때문에 나만 잘하면 되는 게 아니라 내가 속한 소대, 중대 인원 모두가 좋은 점수를 받는 게 더 중요합니다.

 

다. 자대 정리

1) 비행단

- 제1전투비행단(광주)

- 제8전투비행단(원주)

- 제10전투비행단(수원)

- 제11전투비행단(대구)

- 제16전투비행단(예천)

- 제17전투비행단(청주)

- 제18전투비행단(강릉)

- 제19전투비행단(충주)

- 제20전투비행단(서산)

- 제3훈련비행단(사천)

- 제5공중기동비행단(김해)

- 제15특수임무비행단(성남)

 

2) 비전투부대 (보통 직접적인 이름이 적혀있었습니다.)

- 계룡대근무지원단(계룡)

- 작전사령부근무지원단(오산)

- 교육사령부(진주)

- 군수사령부(대구)

- 공군사관학교(청주)

- 항공우주의료원(청주)

- 항공안전단(서울)

- 사이버작전센터(평택)

- 기상단(계룡)

- 역사기록관리단(계룡)

- 777사령부

- 안보지원사령부

(이외에도 정말 부대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3) 사이트

- 제1미사일방어여단본부(대구)

- 제2미사일방어여단본부(천안)

- 제3미사일방어여단본부(서울)

(사이트는 전국각지에 흩어져 있어 본부만 기재했습니다.

지원 가능한 부대를 프린트해서 보여주는데 옆 괄호 안에 지역이 적혀있을 겁니다.)

 

라. 조커 카드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원하는 자대에서 멀어지게 되어도 괜찮습니다.

우리에게는 마지막 조커 카드가 있거든요.

바로 점수로 결정하는 게 아닌 면접을 통해 따로 뽑아가는 방법을 이용하면 됩니다.

 

물론 각 특기의 특성과 티오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제가 몸 담았던 일방차량특기의 경우 항공안전관리단, 계룡대근무지원단, 경호차량(정확하지 않음), 화생방사령부에서

운전병을 면접 형태로 따로 데려갔었습니다.

 

면접 당일에 간부가 방문해서 오전에 간단한 질의면접을 했고 오후에 승용차를 타고 부대를 한 바퀴 돌았습니다.

저는 외갓집에 내려가는 길에 계룡역을 지나가면서 그곳이 교통이 괜찮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수도권의 티오가 몇 자리 나지 않은 상황에서 기회다 싶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밖에서의 운전 경험이 장점으로 부각되어 운 좋게 선택받을 수 있었고 덕분에 편안한 군생활을 할 수 있었으며,

이는 제 인생을 되돌아 봤을 때 몇 번 없었던 현명한 선택 중 하나에 든다고 생각합니다.

 

특기와 상관없이 선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키가 크다면 의장병이 있고 외국어를 잘한다면 훈련소에서 어학병을 따로 선발하기도 합니다.

777사령부나 안보지원사령부에서도 면접으로 따로 선발하죠.

(업무 자체가 편하지는 않지만 괜찮은 장소에 위치한 부대입니다.)

 

 

입대하기 전에 알고 가면 좋을 것들에 대해 간단하게 살펴보았는데요.

자대를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분명 매력적이긴 하지만 아시다시피 결국 중요한 것은 자대에서 만나는 사람들입니다.

물론 좋은 자대에는 훈련도 시험도 열심히 임한 괜찮은 사람들이 모여있을 것 같지만,

나름 우수한 자대로 평가받는 성남에 갔었던 제 친구는 이상한 선임들 때문에 몸은 편해도 정신적으로 무너져 가고 있더군요.

원하는 자대를 배정받으면 정말 좋겠지만 아니라고 해도 이게 군생활의 전부가 아니라 겨우 시작일 뿐이니 너무 실망하지 마세요.

새로운 장소에서 멋진 군생활이 앞으로 펼쳐질 것이니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사진출처: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MVkaEHUCNiflZ9BqhHz0G1BQtM0lmtJ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