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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으로 입대하기)

공군으로 입대하기(4) - 군수2학교(운전병)

전역하고도 일 년이 넘어가기에 적지 않은 부분에서 변화가 있었겠지만,

개인적으로 입대 당시에 특기학교에서는 뭘 할까 궁금해서 찾아봤던 기억이 있어서

제 특기였던 일반차량운전병 시점에서 과거를 회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보통은 금요일에 수료식을 마치고 훈련소 수료 외박을 나가게 됩니다.

2박 3일간 꿀 같은 휴가를 보낸 뒤에 진주로 복귀하죠.

하지만 저는 코로나가 심했던 시기였기에 금요일부터 군수2학교로 이동해 주말을 보내야 했습니다.

(대신 보상휴가를 받아 나중에 따로 2박 3일 휴가를 받았어요.)

 

군수2학교가 워낙 정보가 많이 없기도 하고 2주 반이라는 짧은 시간 뒤에는 자대를 선택해야 하기에

휴가를 나가시는 분이라면 필요한 정보(자대 정보, 특기학교 생활 등)를 많이 찾아보고 복귀하시길 바랍니다.

기훈단보다 전화사용 빈도가 많이 늘어나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양에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빨간 모자와는 다르게 파란 모자는 욱하는 빈도가 줄고 훈련병을 나름 인간적으로 대해줍니다.

자판기에서 음료도 마음대로 뽑아 먹을 수 있고 정해진 시간에는 PX도 이용 가능하죠.

운이 좋으면 TV로 뮤직비디오도 시청 가능하고요.

때문에 기훈단보다는 군수2학교가 저한테는 조금 더 괜찮아 보였습니다.

 

1. 생활관 배정 및 생활

군수2학교 건물은 정말 낡았습니다. 제가 생활한 4대대보다 나은 점이 거의 없었어요.

총을 받지는 않지만 총기보관함이 단상 위에 배치되어 있기에 공간이 협소합니다.

처음 생활관에 들어왔을 때 짐이 많이 쌓여있어서 설마 했는데 이 좁은 공간에 12명이나 들어가더군요.

2대대나 3대대에서 생활했던 분이라면 특기학교에서의 2주가 엄청 불편하실 겁니다.

 

특기학교에서는 기훈단에서와는 다르게 생활관 별로 모이는 활동이 많지 않기에 굳이 친해질 필요는 없습니다.

이제부터는 진짜 자대를 위한 경쟁을 해야 하기에 오히려 거리를 두는 게 좋아요.

점수가 부족한 친구들을 중심으로 정치질이 시작되기 때문에 정보도 걸러들을 필요가 있어요.

오래 함께하는 동기라면 몰라도 이제부터는 혼자 간다는 마인드가 필요합니다.

 

2. 시설

건물 자체가 오래되었고 우울하게 생겼습니다.

하지만 생활이 편해지다 보니 지내다 보면 정이 드는지 점점 괜찮아집니다.

 

(점호장)

점호나 이동 시에 인원점검을 위해 모이는 점호장입니다.

학과 시간에도 각 특기별로 모여서 이동하는데,
긴장되긴 하지만 가방을 들고 학교 가는 기분으로 다니다 보니 마음만은 기훈단보다 많이 편해집니다.

 

(생활관)

앞서 언급했던 생활관입니다.

눅눅한 냄새가 화면 밖까지 느껴지죠?

그대도 더우면 에어컨을 감기에 걸릴 때까지 틀어주고 추우면 단상을 뜨끈하게 데워주니 생각보다 지낼만합니다.

자리는 기훈단처럼 정해져 있어 임의로 이동하지 못합니다.

동기를 보러 타 생활관에 들어오는 인원이 종종 있는데 물건 잊어버리지 않게 조심하세요.

제 기수에서는 분실물이 많이 나왔어서 모두가 주의하는 눈치였습니다. 

 

(건조대)

기훈단에서와 달리 외부 건조대에서 빨래를 말려야 합니다.

이때도 분실물이 정말 많이 생기니 충분히 말랐다 싶으면 바로 가서 의류를 수거해야 돼요.

동기들 중에서도 잊어버린 물건을 이때 보충하려는 놈들이 여럿 있었어요.

 

(체단실)

같은 생활관 동기들이 가장 기대하던 체단실인데,

구석에 조그마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지만 제 기억에는 사진에서 보이는 것보다 많이 열악했습니다.

괜히 힘을 낭비하지 말고 2주 정도는 공부에 힘쓰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어차피 자대에 가면 괜찮은 체단실에서 마음껏 운동할 수 있을 겁니다.

 

(화장실)

매일 저녁마다 광을 내다보니 화장실은 생각보다 깨끗했습니다.

하지만 시설이 오래되다 보니 많이 낡아있어요.
화장실 이용이 힘들다면 참았다가 각 학과 화장실을 사용해 보세요. 거긴 외부 화장실급이었어요.

그래도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3대대 화장실 다음으로 가장 깨끗했었습니다.

 

(식당)

군수2학교 식당은 정말 최고였습니다.

밥도 맛있고 메뉴도 훌륭했어서 매일 식사시간이 가장 기다려졌어요.

훈련소처럼 딱딱하게 이동하지 않아도 되었고 조금 더 여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매번 점심시간마다 선착순으로 밥을 먹어서 다른 학과 친구들과 경쟁했던 기억이 나네요.ㅋㅋㅋ

 

3. 가점이 부여되는 근무

기훈단에서 아무리 점수를 잘 받았다고 하더라도 특기학교에서의 점수까지 합쳐야 총점이 합산되기에

군수2학교에서도 고득점을 받아내야 합니다.

특히 특기학교에서의 성적은 동기 전체 중 위치를 알려주는 기훈단에서와는 다르게

같은 학과 동기들 사이에서 등수가 직접적으로 나와서 자신의 현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지표가 되어줍니다.

특기학교에서의 점수는 학과점수와 생활점수로 나뉩니다.

아무리 완벽하게 모든 과정을 수행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자대 TO와 같이 스스로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에

점수를 조금이라도 올리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가장 유의미하게 도움이 되었던 게 바로 근무를 해서 가점을 얻는 것이었습니다.

기억나는 근무로는 생활관 근무, 학과 근무, 식기 근무가 있습니다. (소대 근무가 있었는지는 헷갈리네요. 가능하다면 무조건 도전해 보세요.)

 

생활관 근무는 기훈단의 생활관 근무와 군수 근무를 합친 것과 같습니다.

인원을 점검하거나 보급품을 전달하고 점호를 진행합니다.

하지만 기훈단에서와는 다르게 업무 자체가 많지 않아서 가점은 크지 않지만 해볼 만한 근무입니다.

저희 기수에서는 조교가 생활관을 돌면서 물어봤었는데 먼저 나서서 자신이 근무를 맡고 싶다고 의견을 피력하는 게 중요했습니다.

보통 한 친구가 나서면 나머지는 조용히 있거든요.

어차피 생활관 내에서 정하는 것이기에 최대한 자신에게 유리한 방법으로 선별방식을 유도하세요.

 

학과 근무는 생활관에서 학과장으로 이동 시에 인원을 인솔하거나 학과장 내에서 자료를 나눠주는 등 여러 업무를 맡습니다.

기훈단에서의 소대 근무와 비슷했던 것 같습니다.

쉽지는 않지만 가점이 괜찮았기에 자신의 특기에 자신이 없다면 시도해 보세요.

 

특기학교의 꽃인 식기 근무입니다.

인기가 많아서 가위바위보 등을 통해 뽑았습니다.

매번 식당에 가서 근무를 해야 하지만 그만큼 가점을 엄청나게 주기 때문에 고득점을 받기 위해서는 필수였던 근무였습니다.

기훈단에서는 번갈아가며 했던 근무를 군수2학교에서는 이 친구들이 전부 맡습니다.

자신의 근무가 없다면 무조건 도전해 보는 것을 추천해요. 힘든 가치가 있는 근무라고 생각합니다.

 

이외에도 시설근무와 같이 추가적인 근무가 더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특기가 있는 인원을 우선으로 뽑았던 것으로 기억해서 따로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4. 꼭 알아두어야 할 내용들

가. 조교의 말을 너무 신뢰하지 말자

조교들도 우물안의 개구리입니다. 훈련소를 벗어난 정보는 거의 없어요.

여러분들도 자대에 가면 알게 되겠지만 막상 군생활을 하다 보면 훈련소에서의 기억들이 빠르게 사라져 버립니다. 관심이 없어지죠.

썰을 푸는 시간이나 중간중간 조교들이 정보를 뿌릴 텐데 너무 믿지는 마세요.

 

나. 동기들의 기훈단, 특기학교 점수를 곧대로 받아들이지 말자

두 번째 주 금요일이나 마지막 주 월요일에 자대지원을 할 겁니다.

이때 시험이 전부 끝나다 보니 넘쳐나는 시간 중간마다 동기들의 계략과 술수가 난무하게 되는데,

상대방의 성적은 종이 성적표를 직접 보기 전까지 믿지 마세요.

그러면서 동시에 본인의 성적은 최대한 부풀리면서 자신이 지원한 자대를 떠들고 다니면

애매한 점수대 애들은 지원을 꺼리게 돼서 좋은 자대에 얻어걸릴 수 있습니다.

1, 2, 3순위가 모두 튀길 경우 랜덤으로 자대가 배치되어서 확실하게 안 되는 자대는 피하려는 경향이 생기거든요.

 

다. 가산점은 어떻게든 받아내야 한다.

기본적으로 근무 가산점에는 모두 도전해봐야 하고(군수, 군기근무 제외) 생활하면서 받을 수 있는 가산점도 챙겨가는 게 좋습니다. 

제 기수에서는 종이카드 가산점도 생각보다 많이 나왔어요.

모두 어리버리 할때 목소리만 크게 해도 눈에 띄는지 조교들이 가산점을 뿌리니까 매 순간 열심히 임하세요:)

 

마지막에 점수를 뒤집는 것도 결국 가산점이었던 것 같아요.

평가를 받는 종목이 워낙 많다보니 나중에 가면 결국 평준화돼서 정말 특출난 몇 명을 제외하면 비등해져요.

어차피 같은 특기 안에서만 앞서나가면 되니까 확률적으로 앞서나가기에 유리하겠죠?

 

5. 자대 확인

첫째 주에 학과 강당에 가면 벽이나 앞 칠판에 종이에 자대 TO가 붙어 있습니다.

처음에 붙어있는 종이는 전 기수의 TO이니 조교가 따로 나왔다고 하기 전까지는 참고만 하세요.

 

제 기수에는 일반차량 운전병으로 80명 정도 배정받았었는데,

수도권 비행단이 성남 두 자리, 수원 한 자리, 오산 한 자리로 정말 적었습니다.

이외에 각 지역에서 인기 있는 비행단도 3자리 이하로 나머지는 전부 사이트 같은 작은 부대였어요.

이건 정말 랜덤이어서 어떻게 자리가 나오는지는 확인해 봐야겠지만 내가 원하는 자대의 자리가 엄청 적을 것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기억에 남는 특이한 자대는

공군사관학교(청주), 항의원(청주), 계룡대근무지원단(계룡), 기상단(계룡), 777(분당), 백령도, 울릉도, 유해발굴단(동작), 여단본부(독산)

이 정도가 있네요. 수료외박 때 최대한 많이 찾아보고 가세요!

 

하지만 이렇게 TO가 적게 나온다면 불안한 심리를 이용해서 정치질로 원하는 자대에 펑크가 날 수도 있기에

최대한 내 성적을 부풀려 말해 남들이 포기하게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6. 학과 수업

(홈페이지에서 퍼오기는 했는데 이렇게 안생겼던 것으로 기억해요...?!)

 

사진이 최근에 제가 경험했던 학과장과는 너무 달라서 정확한 설명은 힘들지만 부분적으로 기억을 되살려 적어볼게요.

운전 특기는 같은 공간을 사용하지만 교육은 따로 나눠서 받게 돼요.

일반차량운전특기는 대강당과 실습 대기실을 주로 사용하였고 공간 대부분은 사진에서 오른쪽에 보이는 공간에 위치해 있었어요.

중앙 부분과 가장자리를 코스를 주로 이용하고 마지막에는 학과장을 벗어난 부대 내 도로도 탑니다.

 

조교 한분이 커리큘럼을 도맡아서 준비하고 나머지 분들은 보조를 맡습니다.

이론적인 부분도 공부하지만 실습에 좀 더 무게를 두는 느낌이었어요.

물론 실습 점수가 훨씬 크지만 이론도 시험을 치르니 공부에 소홀해지면 안돼요.

 

기본적인 교육을 받은 후에 조를 나눠 순서에 맞춰서 실습 대기실로 이동한 후 운전대를 잡는데요.

코스나 단계별 순서 같이 암기해야 하는 게 생각보다 많아서 연습운전에서 최대한 몸에 익혀두어야 해요.

 

7. 시험 정리

가. 필기시험

필기시험은 학과 수업시간에 배웠던 내용 위주로 출제되었습니다.

내용이 자세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운전과 관련된 내용 외에서도 문제가 나왔어서 수업시간에 집중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시험은 다른 건물 1층 컴퓨터실에서 온라인으로 선택지를 클릭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고 굉장히 빠른 시간에 끝났어요.

 

나. 1차 시험

1차 시험은 위 사진 속 중앙 부분 직선으로 전진과 후진하는 과정을 시험 봅니다.

밖에서 운전을 조금이라도 해봤다면 크게 어렵지 않을 거예요.

다만 포터를 타고 운전하기에 입대 전에 차고가 높은 차량을 경험해 보는 것을 추천드려요.

 

다. 2차 시험

2차 시험은 운전면허 시험의 기능시험처럼 치러져요.

사진에 보이는 광장의 외곽을 도는데 기어변속, 코너링, 가속 등의 코스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해요.

기어변속이 낯설 수는 있겠지만 1종보통의 면허를 소지했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 없어요.

무엇보다 차량이 새 걸로 바뀐 지 몇 년 안 돼서 클러치 성능이 좋아 실수하지만 않는다면 시동이 꺼질 일은 없을 겁니다.

 

라. 3차 시험

2차 시험까지는 편하게 응시가 가능하다고 말해도 3차부터는 긴장을 해야 해요.

학과장 밖을 나서서 훈련단 중심부를 통과하는 코스를 도는데

기어변속, 차선변경, 오르막길, 가속, 주차까지 다양한 과정을 보는 데다가 코스를 전부 암기해야 해서 머리가 복잡해집니다.

그래도 연습을 3번이상 시켜주고 프린트된 자료에도 사진이 나와 있으니 암기하기 어렵진 않을 거예요.

 

옆에 조교를 태우고 출발해서 학과장을 나가 -> 군수2학교를 크게 돌고 -> 차선을 변경해서 빠져나온 뒤에

-> 기훈단 입구를 지나쳐 -> 주차장에 들어가서 정차 후 조교의 신호를 받은 뒤 -> 같은 길을 돌아오되 오르막길 정차를 한번 해주고

-> 학과장에 들어서서는 2차 시험 코스를 한번 돌아주면서 끝이 납니다.

 

보통이면 3차 시험 후 테스트는 대부분 끝나기 때문에 즐거운 특기학교 라이프를 즐기면서 자대를 고민하면 됩니다.

 

8. 특별 선발

군수2학교에서 일반차량특기의 꽃은 바로 특별 선발이라고 생각합니다.

항안단(서울), 화방사(경기도?), 계근단(계룡), 경호(계룡)에서 간부가 직접 진주에 내려와 인원을 선발해 갑니다.

(안보사에서도 기훈단에서 선발을 합니다.)

 

성적이 좋지 않아도 면접만 잘 보면 합격이 가능하기에 성적에 상관없이 괜찮은 자대에서 생활이 가능하죠.

저도 특별 선발에 합격해서 자대를 성적을 놓고 경쟁해야 하는 수고를 덜 수 있었습니다.

교관이나 조교가 사전에 지원자를 받습니다.

이후에는 수정이 불가능하니 자신이 원하는 곳을 잘 선택해서 지원하세요.

 

제 단편적인 기억에 따르면....

두 번째 주 화요일에 면접관 분이 직접 차량을 몰고 오셨습니다.

오전에 간단한 대면 면접을 보고 오후에 3차 코스를 도는 시험 운행을 합니다.

모든 지원자의 면접이 끝나면 모여서 간단한 질의응답을 한 뒤에 해산합니다.

 

금요일에 바로 결과를 통보했고 덕분에 자대 선택으로 머리 아파하지 않고 편안하게 주말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운전실력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깔끔한 인상과 군기 잡힌 모습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면접 당일에는 면도도 하고 면접관님 앞에서는 긴장의 끈을 놓지 마세요.

 

 

 

이상으로 특기학교 편도 마무리되어 가네요...ㅎㅎ

오래된 기억을 되살리다 보니 살짝 다른 부분도 있겠지만

특기학교에 입교하기 전 불안한 마음을 달래는 용도로 읽기에는 충분할 거예요.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이 꼭 원하는 자대에 가셨으면 합니다.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출처: https://www.airforce.mil.kr/user/indexMain.action?siteId=gunsu